프뢰벨이 만든 가베

프뢰벨은 요한 야코프 프뢰벨(Johann Jakob Fröbel)의 다섯 자녀 중 막내로 태어났다. 고향은 독일의 오버바이스바흐(Oberweissbach)이며, 아버지 요한이 정통 루터교의 목사였던 탓에 프뢰벨의 어린 시절은 종교적 생활이 중심이 되어 있었다. 프뢰벨이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아 어머니는 건강이 급격하게 악화되어 프뢰벨이 9개월 되던 때 사망했는데, 이는 프뢰벨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1792년 큰 외삼촌이 계신 슈타트일름(Stadtilm)으로 가서 살게 되면서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으며 자란 프뢰벨은 늘 자연에 큰 관심을 보이다가 15세 되던 해 산림 전문가 밑으로 들어가 도제가 되었다. 이후 1799년 도제살이를 청산하고 예나에서 수학과 식물학을 공부하였다. 그런 다음 1802년부터 1805년까지 토지 조사 전문가로 일하였다. 1805년 프랑크푸르트(Frankfurt)에 있는 중학교 무스테르스쿨에서 교사에 입문하여, 페스탈로치(J. H. Pestalozzi)의 사상을 접하게 된다. 1806년 프랑크푸르트 귀족가문의 아들들을 가르치다가 1808년 스위스 이베르동레방(Yverdon-les Bains)에 있는 페스탈로치연구소에 들어가 1810년까지 근속한다.

1808년 이테르텐에서 그루너(G. A. Gruner)를 통해서 페스탈로치에게 고취되어 아동에 대한 존중, 정서적으로 안전한 학습환경 등의 중요성을 인식한다. 이는 프뢰벨이 유치원을 창설하는 초석이 된다. 1810년부터 1812년까지 괴팅겐(Göttingen) 대학교에서 언어학과 과학을 배웠다. 또 1812년부터 1816년까지는 베를린대학교에서 바이스(Weiss)에게 광물학을 배웠다. 광물학을 배우면서 프뢰벨은 단순한 데서 복잡한 데로 이행하는 결정화 과정이 인간의 성장과 발달을 다스리는 전 우주적 법칙을 반영한다고 이해하였다.

1816년에 프뢰벨은 그리스하임(Griesheim)에 독일교육연구소(Universal German Educational Institute)를 설립하고, 1817년에 이 연구소를 카일하우로 옮겨 1829년까지 운영하였다. 그사이 1818년에 베를린에서 결혼을 했지만 자녀를 두지 못한 채 아내가 1839년에 죽음을 맞았다. 1851년, 프뢰벨은 루이즈 레빈(Louise Levin)과 두 번째 결혼을 하였다. 1831년에는 스위스 바르텐제에 연구소를 설립했다가 루셀스의 빌리자로 옮겼고, 이후 베르그도르프에서 고아원과 기숙학교도 운영하였다.

독일로 돌아와 1837년에는 3~4세의 아동기 초기에 학습이 가능한 새로운 형식의 학교를 설립하였다. 이 학교는 놀이, 노래, 이야기, 활동 등을 활용하는 체제로, 자기활동(self-activity)을 통해서 아이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는 교육적 환경이 마련된 공간이었다. 여기서 바람직한 방향이란 발달에서 아동들이 자신의 활동으로 인간에게 주어진 법칙을 따를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이렇게 어린 아동들의 교육자이자 유치원을 최초로 설립한 사람으로서 프뢰벨의 명성은 독일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그런데 1851년 프러시아(Prussia)의 교육부 장관이었던 카를 폰 라우머(Karl von Raumer)가 전통적인 가치관을 경시하고 무신론과 사회주의를 퍼트린다는 죄목으로 프뢰벨을 기소하였다. 이후 프뢰벨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프러시아에서 유치원은 금지되었고, 법적 분쟁이 한창이던 1852년에 그는 사망하였다.

프러시아를 제외한 다른 독일 전역에서 유치원이 설립되고 운영되었지만 1860년까지 프러시아에는 유치원이 다시 세워지지 않았다. 19세기 말엽에는 유럽과 북미 전역에 유치원이 설립되었다. 프뢰벨의 교육철학은 독일의 철학적 이상주의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프뢰벨은 아동은 아동만의 독자적인 욕구와 능력을 지니고 있다는 인식하에 현대교육을 창시한 인물이다. 프뢰벨에게서 처음 유치원(kindergarten)이라는 개념이 나왔으며, 이 용어는 현재 영어와 독일어로 공식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프뢰벨은 아이들이 놀이의 과정에서 자신의 사고, 욕구, 소망 등을 표현할 수 있다고 믿었다. 아이들이 어른의 직업적 활동을 모방하고 사회화 과정을 놀이를 통하여 모방하면서 문화적 반복과정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였다. 이 같은 그의 문화 반복 이론에 따르면, 각 개인은 자신의 발달과정에서 일반적인 문화적 순서를 반복한다. 놀이를 통해서 아동은 성인의 사회적, 경제적 활동을 모방(imitation)하면서 사회화가 이루어지고, 더 넓은 집단의 삶을 점차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때 유치원은 아동들이 좋은 교사의 지도하에 서로 상호작용을 하면서 그 같은 환경을 조성하는 공간이 된다.

[네이버 지식백과] 프뢰벨 [Friedrich Wilhelm August Fröbel] (상담학 사전, 2016. 01. 15., 김춘경, 이수연, 이윤주, 정종진, 최웅용)